오사카 출신의 여성 원화가 히노우에 이타루(樋上いたる)는 게임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만화 전문 학교를 다녔습니다. 자신의 펜네임을 유명 만화가 키타가와 쇼(きたがわ翔; 대표작은 나인틴, B.B.피쉬)의 작품 C에서 따온 것으로 보아 초기에는 만화쪽 일을 생각한 것 같습니다. (C는 키타가와 쇼의 94년작으로 4개의 옴니버스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원화가는 자신의 펜네임을 첫번째 에피소드 남성실격의 주인공 아마노 이타루에서 따왔습니다.) 하지만 재학 시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에로게 동급생에 매료되어 게임업계로 눈길을 돌렸지만 별 다른 경력이 없어 졸업 후 원화일이 아닌 그래피커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도트 작업과 CG 채색 등으로 경력을 쌓은 이타루는 당시 신생 제작사였던 택틱스로 자리를 옮겨 원화 작업을 시작했고 1997년 자사의 데뷰작 同棲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올렸습니다.
택틱스 시절의 히노우에 이타루(위쪽 가운데). 벌써 10년도 넘은 사진이네요.
3번째 작품 ONE ~輝く季節へ~ 발매 후 회사가 요구하는 스타일의 원화가 아니라는 이유로 경영진과 갈등을 빚었고 얼마 후 뜻을 같이하는 작곡가 오리토 신지(折戸伸治), 시나리오 라이터 마에다 쥰(麻枝准), 히사야 나오키(久弥直樹)와 함께 비주얼아츠로 이적했습니다. (택틱스에서 해고되었다는 소리도 있던데 본인이 부인했기 때문에 이적 사실만 적었습니다.) 이후 게임 브랜드 Key에 배속되어 Kanon, AIR, CLANNAD 등을 연속으로 히트시키면서 지금까지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2008년 만우절 해프닝으로도 유명한 Rewrite에선 기획자로 이름을 올려 활동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Soldier Frog라는 서클 이름으로 코미케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히노우에 이타루의 첫 개인 화집 white clover ~Itaru Hinoue Art works~ 표지
いたる絵라는 용어가 따로 있을 정도로 독특한 느낌을 지닌 그녀의 화풍은 귀여움과 색기를 강조하는 일반적인 모에 노선과는 가는 길이 다릅니다. 작은 얼굴에 비해 지나치게 큰 눈, 가는 팔다리와 볼륨감 없는 몸매는 처음 볼 때 어색하기까지 하지만 익숙해지면 보통의 물 건너 미소녀에서 볼 수 없는 묘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마에다 쥰의 시나리오로 대표되는 Key 특유의 서정적 테이스트와 합쳐지면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하죠. 개인적으로 이타루의 그림체를 좋아하진 않지만 Kanon이나 AIR에서 느낄 수 있는 그녀만의 특별한 화력은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히노우에 이타루는 열성 팬이 많기로 유명하고 이와 관련된 전설적인 일화들이 있습니다. 2004년 4월 24일 야후 옥션에 클라나드 관련 사인지가 하나 출품되었습니다. GAMERS NAVI라는 잡지 독자 선물로 원화가가 직접 그린 코토미 일러스트와 사인이 포함된 색지였는데 입찰자가 많아 두차례 연기 후 5월 1일 자정에 경매가 종료되었습니다. 최초 출품가 1엔부터 시작된 이 색지의 낙찰가가 얼마인지 아십니까? 믿기 힘드시겠지만 무려 531,000엔입니다. 이 어머어마한 가격과 낙찰자인 ayuayuwing의 입찰 코멘트 '나는 클라나드와 함께 살고 함께 죽는다!(私はクラナドと共に生き、共に死す!)'는 두고두고 회자될 정도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2009년 3월 KEY 10th MEMORIAL FES에서 나온 히노우에 이타루 친필 사인 티셔츠가 100만엔을 돌파하는 말도 안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이건 낙찰은 됐는데 실제 거래가 이루어졌는지는 미지수) 아래는 증거 스샷들입니다.


이제 히노우에 이타루가 원화를 담당했던 작품들을 살펴 보겠습니다. 초기작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쪽 업계에서는 레전드급이라 Key 작품부터 스토리 요약 같은 군더더기는 빼고 간단하게 소개만 하겠습니다. 1996년에 발매된 Phantom Lady와 たまご料理는 원화쪽이 아니라 그래피커로 참여했기 때문에 제외했습니다.
open..

comments
comments rss (+댓글 쓰러가기)그림체때매 욕먹지만 키에서 이타루 없으면 노치 없는 리틀위치나 마찬가지라고 생각;
클라나드 관련상품 경매 가격을 봤을 땐 '원화가 할 만한 직업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충격이었습니다.
제가 한창 에로게 하던 시절에 좋아하던 그룹이 i`ve 였는데 거기 가희 중에 한 분인 Lia님이 키 오프닝곡을 부르셔서 알게 됐다는. 현재 i`ve는 음지에서 양지로 나간 상황이고 저도 에로게를 접어서 이젠 접점이 없지만 그래도 그 AIR 오프닝곡만큼은 잊혀지질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