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게를 할 때 원화가 정보는 꼭 챙기지만 왠만큼 유명한 작품 아니면 시나리오를 누가 썼는지 잘 확인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칸노 히로유키나 마에다 준 같이 정말 유명한 사람들 빼고는 시나리오 라이터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 그러던 차에 TONY B급 전설의 최고봉인 そらのいろ、みずのいろ를 접하게 되었고, 엔딩 후 이 시나리오를 쓴 인간이 누군지 궁금해졌습니다. 어떻게 이런 에로신을 생각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거든요.
そらのいろ、みずのいろ는 2004년 6월 25일 Ciel에서 발매한 학원 연애물인데 예상과는 달리 파격적인 내용이 많아 일부 계층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하네요. (정말?) 우선 이 게임은 등장 인물이 몇 명 안됩니다. 주인공 사이쇼 하지메와 같은 수영부 소속인 히로인 미즈시마 아사, 그리고 또 한명의 히로인 소라야마 나츠메, 마지막으로 주인공의 라이벌격인 운노 쥬조가 답니다. (수영부 고문인 한문 교사가 있긴 한데 거의 등장하지 않으니 패스~) 발매 전 공개된 정보를 보고 다들 주인공이 아사와 나츠메 사이를 왔다갔다 하다가 결국 하나와 맺어지면서 끝나겠구나 하는 순진한 생각을 했습니다. 근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사, 나츠메와의 3P는 애교고 쥬조까지 합세해 난교 파티(4P)를 벌이지 않나, 그것도 모자라 상대까지 바꾸는 스와핑 플레이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무더위에 모두 맛이 간 것으로 판단됨) 제작사가 진엔딩이라고 내놓은 것은 더 가관. 게임 후반에 아사와 나츠메가 임신을 하는데 스와핑을 했기 때문에 아버지가 누군지 모릅니다. 그래서 넷이 상의해 합동 결혼식을 올리면서 게임이 끝납니다. 이른바 중혼. (결혼식은 따로 합니다만 결혼 후에도 4P를 계속했으니 실질적인 중혼으로 봐야겠지요.)

제작사가 진엔딩이라고 주장하는 문제의 결혼식 장면
이 아스트랄한 엔딩 덕분에 일부 팬들은 히로인들과 제대로 사귀는 스토리의 확장팩을 내놓으라고 제작사에 항의까지 했다고 하니, 여러모로 대단한 게임입니다. 엔딩 말고도 이 게임의 또 다른 진가는 에로신. 대사 제대로 읽으면 한두시간은 우습게 지나갈 정도로 깁니다. (스킵해도 몇 분 걸리더군요.) 이렇게 긴 이유는 너무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탈의실에서 한 번, 끝나면 바로 수영장으로 이동해서 또 한 번, 그리고 들어와 다시 한 번, 이제 끝인가 싶었는데 상대를 바꿔서 또 반복... 이러니 길 수 밖에 없지요. (에로씬이 끝나지 않아~) 정말 플레이하다 시나리오 쓴 사람 얼굴 좀 보고 싶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래서 시나리오 쓴 사람이 누군지 알아 보았습니다. 펜네임은 우소야 사사키 키비토(嘘屋 佐々木酒人). 특정 회사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프리 시나리오 라이터로 술을 좋아해 이름에 酒人를 넣었다고 하네요. 시나리오 일은 90년대 후반부터 시작했고 2001년 11월에 발매된 逸脱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에선 생동감 넘치는 상황 묘사로 나름의 팬층을 가진 중견 작가 대접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 사람이 시나리오를 쓴 주요 작품은 아래와 같습니다.

逸脱 - Soleil, 2001년 11월 22일 발매

誕生日 ~通い妻(自称)日記~ - JANIS, 2002년 11월 29일 발매

MIND REAPER - JANIS, 2003년 5월 16일 발매

CANDY TOYS - JANIS, 2003년 6월 6일 발매

そらのいろ、みずのいろ - Ciel, 2004년 6월 25일 발매

真章 幻夢館 - Ciel, 2004년 12월 17일 발매

に~づまはセーラー服 ~ダーリンは担任教師~ - PUZZLEBOX, 2005년 12월 2일 발매

逸脱愛 ~オレニヤラセロ~ - Sukaradog, 2006년 7월 28일 발매

しょぱん! - ligit, 2007년 8월 13일 발매
위 게임 중 逸脱, MIND REAPER, 真章 幻夢館, に~づまはセーラー服은 돌려본 적이 있는데 나름 괜찮았습니다. 나머지 게임들도 평을 읽어보니 대부분 평작 이상이더군요. 특히 逸脱의 스토리와 상황 묘사는 꽤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럼 そらのいろ、みずのいろ는 왜 그모양이냐... 모르겠습니다. 유독 이 게임만 스토리가 막장이더군요. TONY의 B급 전설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마는 真章 幻夢館 스토리는 나름 좋았거든요. 정말 미스테리.
마지막으로 이 작가의 2007년작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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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comments rss (+댓글 쓰러가기)아, 근데 '게임은 비주얼'을 신념으로 삼는 저는 시나리오 레이터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네요....
그나저나 마지막에 Dies irae ........... orz
일본에서도 잘 모르는 그 이름이기 때문에.
센스는 둘째치고, 물 흐르듯이 이야기 전개를 만드는 굉장한 작가인건 사실.
우소야의 센스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만한 인간들이 겨우 그 시나리오의 참맛을 알고 고평가를 하는거지.
말 그대로 상황묘사가 참 맛있고, 그건 소라미즈도 초반에 알딸딸한 전개가 딱 우소야 스타일임. 그 알딸딸함에 취해 따라가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수렁에 빠지는 꼴이지.
일탈애가 진짜 정신이 일탈할정도로 우소야 센스 폭발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