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프는 아직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작품 媚肉の香り ネトリネトラレヤリヤラレ 감상을 짧게 적어볼까 합니다. 꼭 길게 쓴다고 좋은 리뷰가 되는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엔딩을 본 후 느낌을 자신에게 되묻는 방식으로 풀어보겠습니다.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아래부터는 반말입니다. :)

1.
과연 엘프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그래픽은 최상급. 코코로 때부터 눈여겨 본 원화가 이치카와 사아샤(市川小紗)와 업계 최강의 그래픽 팀이 만났으니 오죽할까... 고혹적인 느낌의 캐릭터 디자인과 고급스러움을 더하는 채색 덕분에 눈 한 번 원없이 호강하는구나.

2.
스탠딩 CG와 얼굴 표정, 정교한 배경도 나무랄데 없는 수준. 선택문을 고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며 캐릭터들이 눈을 깜박이며 주기적으로 얼굴 표정을 바꿀 정도로 신경을 썼다. 시간대마다 바뀌는 히로인들의 패션 센스도 발군.

3.
에로씬은 무조건 움직이는데(틱 애니메이션), 확실히 연륜이란걸 무시할 수 없는지 원조격인 테크아츠 게임들과는 격이 다른 움직임을 보여 줬다. 위와 같은 고품질의 이벤트 화면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더라, 무서운 넘들.

4.
시스템 화면은 엘프 답게 잘 정리되어 있더라. 옵션은 꼭 필요한 것만 수정할 수 있도록 잘 골라 놓았고 각 메뉴 배치 역시 직관적이라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 선택 화면의 자잘한 애니메이션 효과 덕분에 옵션 바꾸는 것도 재미로 다가왔다.

5.
3D 이동 장면. 중간급의 VGA로 그리 딸리는 사양이 아닌데도 복도 지나갈 때 주인공은 항상 낮은 포복으로 이동하는 줄 알았다. 텍스쳐 품질 다 낮췄는데도 버벅이는거 보면 최적화에 실패한 듯... 하긴 업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아리스소프트도 3D쪽은 어쩔 수 없었으니 엘프라고 별 수 있나?

6.
이동 중간에 저렇게 튀어 나오는데 문제는 3D 던전같은 분위기라 몬스터로 몇 번 착각했다. '공격'이나 '마법' 메뉴가 있었으면 미련없이 클릭했을 것 같네. 던전 RPG가 아니라 NTR 요소가 가미된 복수극을 하고 있다고 자기최면을 걸면서 플레이 중.

7.
시나리오 라이터 토텐 메이카이(土天冥海)의 전력을 생각해 강도 높은 NTR물이 될 줄 알았더니 애들은 범접할 수 없는 어른들의 사정으로 가득한 퇴폐적인 드라마가 나왔더라. 탁월한 심리 묘사와 묘한 분위기, 그리고 소름이 오싹 돋는 관계의 반전까지, 이런게 진정한 성인물이 아닐지...
결론: 엘프라는 무게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던 묵직한 성인물이었다.

comments
comments rss (+댓글 쓰러가기)나중에 엑스트라 시나리오 들어가면서 시점 바뀔 때가 대박-
좀 과하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공들인 캐릭터 디자인과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는 확실히 이 계열에서 정통이 누구인지 말해주는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처음보고 마음에 들어한 캐릭터가 '카오리'였다는 것 (아놔 젠장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