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꽃잎에 입맞춤을(その花びらにくちづけを) 시리즈의 인기 덕분에 페코하면 백합을 떠올리시겠지만 담당한 게임들을 죽 살펴보면 노스텔지어풍의 순애물 전문 원화가라고 보는데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색기가 넘치거나 역동적인 느낌의 그림체는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선이 가늘고 은은한 색상을 즐겨 사용해 잔잔한 분위기의 치유계에 딱 맞는 화풍을 가진 원화가인 것 같네요. 여기에 로리와 누님 어느쪽에도 포함되지 않는 얌전한 캐릭터 디자인도 이런 분위기를 살리는데 한 몫 하지요. 뺨을 붉게 물들이며 부끄러워하는 미소녀의 표정을 기가막히게 잡아내는 것도 맘에 듭니다. (남자들이 좋아할만한 표정 잡아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듯) 지나친 자극으로 심신이 지치신 분들은 아래 소개하는 게임 중 하나를 잡아보세요.
이제 페코가 원화를 맡은 게임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모두 에로게라 가렸으니 취향이 아니신 분들은 클릭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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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코의 에로게 원화 데뷰작으로 요즘 アンダーリップ에서 유부녀물을 열심히 찍어내고 있는 코토부키 하지메(ことぶきはじめ)와 공동 작업을 했습니다. 어머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다소 폐쇄적인 성격으로 변한 주인공이 아버지의 과로사로 인해 숙모집에 맡겨지게 됩니다. 자신을 아껴주는 숙모와 오빠라고 따르는 사촌 여동생 덕분에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 주인공은 폐부 위기에 처한 모터사이클부에 들어가면서 어두운 과거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그런 주인공과 모터사이클부 소녀들의 잔잔한 연애담이 이 게임의 주된 스토리 라인.
데뷰작이라 그런지 그 요즘 백합물에서 볼 수 있는 페코의 가녀린 펜선은 찾아볼 수가 없더군요. 오히려 코토부키 하지메의 그림체가 일찌감치 완성됐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페코 특유의 코믹컷이 없었으면 이 작품에 참여했는지도 몰랐을 뻔 했네요. 무리 없는 스토리와 잔잔한 BGM, 아련한 느낌을 주는 게임 텍스트가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었습니다.

9월초 2학기가 시작될 무렵 주인공 시도 카즈야 반에 나이가 같은 사촌 누나 시도 아오이가 전학을 옵니다. 한적한 시골 분위기를 싫어해 처음에는 학교 생활에 적응을 못하지만 주인공과 주변 친구들의 도움으로 차차 동화되어 가고, 이런 모습에 반한 주인공과 연인 사이로 발전합니다. 한적한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어릴 적 부터 함께 자랐던 친구들의 우정과 사랑 이야기로 채워진 잔잔한 순애물.
학창 시절 한번쯤 겪어봤을 서투른 사랑과 멋진 우정을 테마로 한 학원 순애물입니다. 개발 스텝이 같아서 그런지 데뷰작인 れすとあ와 분위기가 비슷하더군요. 이 작품에서도 페코는 코토부키 하지메와 공동으로 원화를 담당했는데, 전작과는 달리 이벤트 그래픽과 스탠딩CG와의 갭이 커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일부 캐릭터 표정은 무섭기까지...) 눈에 확 띄는 단점은 없지만 그렇다고 유저를 매료시킬 장점 역시 찾기 힘들었던 평작.

페코가 단독으로 원화를 맡은 첫 작품입니다. 제목의 도지(杜氏)는 술을 빚는 기술자를 의미하며, 게임은 제목 그대로 양조장을 배경으로 4명의 히로인과 최고의 일본술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간간히 일본술 제조 과정과 관련 상식들이 친철하게 소개하고 있으니 일본어가 좀 되면 짜투리 지식을 덤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잔잔한 게임 분위기와 무난한 스토리, 듣기 편한 BGM은 만족스러운 수준이었고 D.O. 시절을 벗어나 요즘의 화풍으로 진입한 페코의 은은한 원화가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페코 뿐만 아니라 시나리오를 쓴 하세가와 아이(長谷川藍)도 후에 AXL에서 恋する乙女と守護の楯로 대박을 쳤으니 요즘 잘 나가는 두 작가의 등용문 역할까지 한 셈이네요.

세상에는 오덕과 그렇지 않은 사람 두 종류만 존재한다고 굳게 믿고 있는 중증 오덕 토시아키. 3D녀를 돌 같이 하고 있는 그가 어느 날 집에 놀러온 여동생 나미의 친구 구미코에게 반하고 맙니다. 이유는 구미코 역시 중증 오덕에다가 자신의 로망인 메이드복이 너무 잘 어울리는 외모를 가졌기 때문. 오덕 답지 않게 정공법을 구사하는 주인공과 이를 잘 피하는 안경 오덕녀의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가 게임의 주된 스토리 라인입니다.
2004년 4월에 발매된 海道의 외전격인 작품으로 전작에 등장했던 나미의 오빠 토시아키가 주인공인 코믹한 학원물입니다. 주인공과 히로인이 다 오덕이라 공감할만한 상황이 많이 등장하고 둥글둥글한 페코의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이 게임 분위기와 잘 맞아 보기 좋더군요. 많이 알려진 작품은 아니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를 주었던 어드벤쳐 게임.

주먹 쓰는 일은 잘하지만 성적은 최하위권인 주인공. 여름방학이 끝나고 치뤄지는 진급 시험에 떨어지는 유급당할 처지에 놓이는데, 이를 보다 못한 형이 여름방학 기간 동안 별장에 가서 하루 10시간 이상 공부하라는 최후통첩을 합니다. 그러면서 혼자 공부 못하는 돌대가리 동생을 위해 귀여운 미녀 선생님 넷을 붙여줍니다. 주인공은 로리로리한 선생님들과 열심히 공부를 할 수 있을까요?
2명의 원화가(オノメシン, 都築真紀)와 함께 작업했지만 메인 캐릭터 4명은 페코가 맡았습니다. 스토리 진행과는 별도로 히로인들을 마우스 포인터로 만질 수 있는 ふにぷに 모드가 탑재되어 있으며 어떻게 만지느냐에 따라 이후 공략 루트가 조금씩 바뀌는 것이 특징. 페코의 동글동글한 캐릭터 디자인이 아기자기한 게임 분위기를 한껏 살려주는 코믹한 분위기의 순애물이었습니다.

현재 페코가 메인 원화가로 활동 중인 ブルームハンドル의 데뷰작입니다. 병원 하나 없는 외딴 섬 진료소에 신참 의사가 파견되는데, 주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실력 없는 수련의(주인공)가 좌천 형식으로 내려옵니다. 병원 관계자와 주민들은 당연히 실망. 애초에 이런 외딴 섬에 내려올 생각도 없었던 주인공 역시 진료를 소흘히 해 간호사인 리에와 매번 다투기만 합니다. 업친데 덥친 격으로 선임이었던 무카이 선생의 해외 전근이 결정되어 주인공은 진료소를 통채로 맡아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하는데...
외딴 섬을 배경으로 한가한 진료소의 일상을 다룬 잔잔한 순애물로 한층 다듬어진 원화가의 그림체와 아기자기한 이벤트, 깔끔한 느낌의 BGM이 어우러져 수많은 페코 팬들을 양산한 수작입니다. 2006년 12월 29일에 인기 투표 1위의 캐릭터 유미코의 신혼 생활을 다룬 외전 波の間に間に 外伝 裕美子さんの新婚日記(2006년 12월 29일)가 발매되어 팬들을 기쁘게 했지요. 개인적으론 수영복을 원없이 볼 수 있어 눈이 즐거웠던 작품.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소녀 오다 나나미는 교복이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지체 높은 아가씨들이 많이 다니는 성 미카엘 여학원에 입학합니다. 입학실 당일 덜렁대다 교복을 찢어먹은 나나미는 만인의 우상인 마츠바라 유우나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이를 계기로 친해진 두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알면 안되는 비밀스런 관계를 맺기 시작하는데...
선택문이 없는데다 공략 상대도 달랑 하나인 동인 게임이지만 코토부키 하지메의 섬세한 텍스트와 페코의 야들야들한 원화덕에 수많은 사람들을 백합의 길로 들어서게 만든 무서운 게임입니다. 백합물은 수비범위 밖이었던 주인장을 한방에 넉다운시킨 엄청난 작품.

끼니 걱정을 해야 할 정도로 가난한 고학생인 주인공. 돈을 벌기 위해 해외 취업을 했던 어머니는 거기서 재혼까지 해버렸고, 어이없어 하는 주인공 앞에 얼굴도 보지 못한 새아버지의 두 딸이 찾아옵니다. 둘째는 그나마 주인공을 오빠라고 따르는데, 첫 만남 때 치한으로 오해한 동갑내기 첫째는 계속 츤츤거리면서 매사에 딴지를 겁니다. 입이 둘이나 늘어난 주인공은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까요?
이 게임을 돌려보면서 확실히 느꼈는데, ブルームハンドル는 소재만 달랐지 페코의 예쁜 캐릭터,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개그와 감동이 적절하게 섞여있는 알콩달콩한 스토리, 잔잔한 BGM으로 일정 수준의 완성도를 유지하더군요. 이 작품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고 2007년 8월 17일에는 인기 캐릭터 마유를 소재로 한 외전 秋のうららの外伝 まゆのおさな妻日記가 발매되었습니다.

その花びらにくちづけを 시리즈 2번째 작품으로 이번작의 커플은 유유부단한 성격의 안경 위원장 키타시마 카에데와 그녀를 흠모하는 열정적인 성격의 후배 사라입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선택지가 없는 일방 진행형 어드벤쳐 게임이지만 한층 부드러워진 페코의 원화가 은근히 꼴리게 만드는 텍스트 덕분에 괜찮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その花びらにくちづけを 시리즈 3번째 작품으로 귀여운 단발머리 마이와 전학 오자마자 막무가내로 대시하는 츤데레 로리 레오가 커플로 등장합니다. 시리즈 사상 가장 귀여운 캐릭터들이 열연하는 농염한 에로씬으로 동인계 백합물의 희망으로 떠오른 작품. 개인적으로 시리즈 중 가장 맘에 드는 캐릭터들이 출연해 눈이 즐거웠습니다.

북쪽에 위치한 유즈하라시. 눈이 많이 오지만 별다른 관광지도 없어 주민 대부분이 목축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한때 잘 나가던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였지만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고 실의에 빠진 주인공 호시노 테츠야. 어느 날 마을 부흥 계획의 일환으로 조직된 컬링 팀 코치 자리가 들어옵니다.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시장의 간곡한 부탁으로 팀을 맡게 된 테츠야. 하지만 급조된 팀이다보니 어중이 떠중이가 다 모여있고 장비도 하술한데다 무엇보다 운동을 하겠다는 열의가 하나도 없습니다. 테츠야는 이런 오합지졸을 훈련시켜 무사히 대회를 치를 수 있을까요?
다소 생소한 빙상 스포츠 컬링(빙판에서 돌덩이 밀기)을 소재로 한 순애물로 위에서 언급한 ブルームハンドル의 장점이 고스란히 녹아 있더군요. その花びらにくちづけを 시리즈로 다져진 페코의 예쁜 그림체와 겨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잔잔한 스토리, 편리한 인터페이스와 듣기 편한 BGM까지... 게임의 모든 요소가 일정 수준 이상이었던 멋진 작품이었습니다. 2008년 8월 15일에는 인기 캐릭터 요시오카 사에코와의 후일담을 다룬 외전 こなゆきふるり ~柚子原町カーリング部~ 外伝 冴子の通い妻日記가 발매되었습니다.

その花びらにくちづけを 시리즈 4번째 작품으로 その花びらにくちづけを わたしの王子さま에서 열연했던 카에데와 사라의 후일담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시스템과 게임 분위기는 전작과 동일하지만 한층 농염해진 에로씬이 눈을 즐겁게 해 준 작품. 동인 게임 치고는 성우 연기도 꽤 좋습니다.

その花びらにくちづけを 시리즈 5번째 작품으로 その花びらにくちづけを あなたと恋人つなぎ의 커플이었던 마이와 레오가 다시 등장합니다. 시리즈 사상 가장 귀여운 외모를 가진 두 미소녀가 다양한 체위를 선보여 많은 페코+백합팬들을 떡실신 시켰던 작품.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 その花びらにくちづけを의 커플 나나미와 유우나의 에로한 후일담을 다루고 있습니다. 백합물이지만 남성 유저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코토부키 하지메의 섬세한 텍스트와 색기까지 더해진 페코의 야들야들한 그림체 덕분에 시리즈 사상 가장 꼴리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가격대 성능비가 아주 충실했던 타이틀. :)

주인공 티오 잉크는 국경 근처의 작은 섬에서 공운(空運) 상점 '잉크 실피드 공운'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어린 나이에 상점을 물려받았지만 주위의 도움으로 그럭저럭 운영하던 도중, 상점의 번영을 위해 상위 클래스인 로드 마이스터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는 짐을 싸 수행을 떠나는 주인공.
수행을 마치고 오랬만에 섬으로 돌아온 티오를 반기는 것은 망하기 일보 직전인 잉크 실피드 공운. 라이벌 크로포드 상점의 기세에 눌러 신입 배달부는 전혀 들어오지 않고 주인공을 귀여워했던 이웃집 누나 아이나만 외롭게 가게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보다 못한 소꼽친구 라이카가 상점 일을 돕겠다고 나섰지만 하위 클래스인데다 실수 투성이라 전력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상태. 가사일까지 떠맡아야 하는 주인공은 과연 상점을 재건할 수 있을까요?
맨틀이 붕괴되어 지표면이 떠오른 상태가 된 천년 후 지구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연애물입니다. 모 해상 운송 애니메이션이 연상되는 아기자기한 설정, 암울한 배경과는 달리 코믹한 일상이 주를 이루는 스토리 라인, 야들야들함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페코의 미려한 캐릭터 디자인, 안정적인 시스템과 듣기 편한 BGM 등 일정 수준 이상의 작품을 내놓은 블룸핸들의 테이스트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순애물이었습니다. 2009년 12월 29일에는 아이나와의 신혼 생활을 다룬 외전 はぴとら 外伝 アイナの新婚日記가 발매되었습니다. (프리뷰)

その花びらにくちづけを 시리즈 7번째 작품으로 제멋대로인 학생 루나와 타카코 선생님의 비밀스런 연애를 그린 백합 러브 코미디입니다. 공수가 뒤바뀐 에로한 백합신이 유저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하더군요. 약간 통통해진 캐릭터 디자인과 야들야들한 속살이 잘 매칭되는 경제적인 작품.

その花びらにくちづけを 시리즈 8번째 작품으로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양가집 규수 시즈쿠와 쿨한 성격의 금발 전학생 에리스와의 알콩달콩한 연애담이 주된 스토리 라인. 기모노가 잘 어울리는 일본 미인과 육감적인 몸매의 금발 혼혈이 열연하는 음란한 백합 에로씬 덕분에 눈이 아주 즐거웠습니다.
원화가 홈페이지: http://lumino.sakura.ne.jp/

comments
comments rss (+댓글 쓰러가기)에로게에 흔치않은 한국계인지라.. 면갤러에도 꾸준글 올라오기도 했었는데..
이분그림은 사실 그렇게까지 강렬하게 오지는 않더라도 무언가 끌리는것이 있군요.
아무래도.. 백합때문에 그런것일지는 몰라도..^^;
뭐, 저도 모아씨 블로그에서 소개 받고 플레이 한 후로
백합물에 발을 들여놓게 되버렸으니......쿨럭;;
백합을 좋아하면서도 게임쪽엔 손을 안댔었는데..이분의 원화라니 당장 해봐야겠습니다.
허가없이 트랙백을 걸었어요 (...)
여튼 그 꽃잎에 입맞춤을.. 너무 하고 싶어열...
(여기는 군대)